복지비, 국가 예산 3분의 1 차지…만족도는 선진국 절반도 안돼
우리나라의 복지 예산이 정부 총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이지만,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만족도는 선진국들의 절반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 경제학과 김원식 교수가 최근 사단법인 선진복지연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OECD 자료를 인용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관적 복지만족도는 선진국의 1/2, 또는 1/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604조원 가운데 217조원이 복지예산이다.
김 교수는 “정부의 정책목표가 양극화 해소임에 불구하고, 양극화는 물량 및 물량 중심의 복지제도로 더 심화되고 있고 효과성을 상실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현금 위주의 복지정책이 핵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4차 재난지원금 살포와 관련해서는 “88%의 국민들은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하여 전화대기 중이고, 동사무소에 줄을 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남고성군은 18세까지 월 5~10만원씩 수당을 계획하고 있다. ‘복지=현금’이 우리나라 복지현실”이라며 “이제는 복지제도의 도입 및 관리에 있어서 정치적으로 독립된 ‘문지기’역할을 할 수 있는 복지플랫폼을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금 중심의 복지는 단기적이어서 지속성이 없다”며 “복지는 서비스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서비스개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의 복지제도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복지제도의 평가 및 도입에 있어서 ‘Stress test’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복지제도가 빈곤율을 줄이는가, 둘째, 복지제도가 지출이 양극화를 해소하고 있는가, 복지제도가 다음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가, 복지제도가 국민들의 복지만족도를 개선하는가, 복지제도가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가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의 수당 및 복지제도는 우리의 복지제도로 부적격이라는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일부 대선 주자들이 공약으로 내놓은 기본소득 및 수당제도는 “복지제도가 아니라 선거용 정치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본소득 및 각종 수당의 재원은 복지서비스의 질적수준과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복지제도는 ‘빈곤박멸(poverty eradication)’이 목적”이라며 “따라서 빈곤박멸이 아닌 비빈곤층을 위한 복지제도는 사회발전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는 기본서비스를 제공해서 빈곤층의 소득보전 보다는 재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복지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개인들의 다양한 복지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민간 및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복지서비스 공급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국민들이 똑 같은 획일적 복지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은 다양한 선호를 가진 국민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며 “이러한 성향을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더 높아진다”고 비판했다.
노동집약적인 복지서비스에 4차산업의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하여 비용을 낮추어야 하며, 이는 우리나라 복지서비스를 산업화시키고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교수는 지속가능한 복지국가로서 전환하기 위한 ‘not-to-do list(하지 말아야 할 것들)’ 를 제시했다. △정치적 복지 이념이 배제되어야 하고, △무상복지는 더 이상 복지제도로서 효과가 없으며, △복지제도통해 1:99로 사회를 양분시켜서는 안 되며, △모두 똑 같이 배분(equality)하는 것은 형평성(fairness)이 아니며, △복지제도를 통해 부담을 다음 세대에 넘기는 것과 괕은 ‘세대간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반면에 우리사회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to-do-list(꼭 해야 할 일들)’도 내놓았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서 자유로운 노동과 소득활동이 가능하게 해야 하며 △정부의 간섭이 없는 민간중심의 체계적 복지활동이 가능하게 해야 하고, △복지정책을 질적 개선을 추구하는 사회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고, △기회군등을 위한 경쟁력 있는 육아 및 교육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되야 하며, △노인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으며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서울취재본부=이득수 기자
출처 : 충청일보(https://www.ccdail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