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다간 1경7천조 적자"..尹 취임 즉시 국민연금 손본다
이종혁,김명환,이희조
입력 2022. 04. 29. 17:54수정 2022. 04. 2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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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통합 장기과제로
고갈앞둔 국민연금 대수술..더 내고 덜 받는 방식 될듯
◆ 윤석열 인수위 ◆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국민연금은 물론 기초연금·특수직역연금 등 연금제도 전반의 구조개혁을 맡을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가 설치된다. 공적연금개혁위는 궁극적으로 4대 공적연금(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통합에 시동을 건다. 새 정부는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을 위해 내년 하반기 보험료율 인상, 지급률·소득대체율 조정 같은 모수개혁(제도의 틀은 유지하고 핵심 변수만 조정)도 서두른다. 내년 모수개혁만 성공해도 노무현정부(2007년) 이후 약 16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서울 통의동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윤석열정부의 복지국가 개혁 방향'을 발표하며 지속가능한 복지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연금개혁, 특히 국민연금개혁을 꼽았다. 안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2055년 고갈된다. 2088년이면 누적 적자(2088년까지 지급해야 할 급여·비용 총액에서 기금을 차감한 액수)가 무려 1경7000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 0.8명을 감안하면 고갈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공적연금개혁은 필수"라고 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 성격의 공적연금개혁위에서는 공론화, 숙의 과정을 거쳐 기초연금·국민연금·특수직역연금·퇴직연금 등 노후 소득 보장과 관련된 연금제도 전반의 개선을 논의한다.
장기 과제로 4대 공적연금의 통합을 다룰 계획이다. 연금 통합은 공적연금의 재정 효율화를 위해 학계에서 거론해왔으나, 정부 차원의 시동은 처음이다. 공적연금개혁위에서 공적연금 통합 논의의 첫발을 떼고 새 정부는 물론 차차기 정부까지도 이어간다는 게 인수위의 복안이다.
안상훈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서울대 사회복지학 교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주요 과제로 제안하는 다층적 노후 소득 보장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연금 구조개혁이 필수인데 역대 정부에서 본격적 구조개혁을 한 일이 없다"며 " 거의 전 국민이 연금개혁 문제를 자기 일이라고 느끼면서 공론화를 시작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인수위는 국민연금 재정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수개혁도 최대한 서두르기로 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거쳐 보험료율 인상안과 지급률·소득대체율 조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1998년 이후 24년째 제자리다. 소득대체율 역시 2007년 40%로 조정된 이래 바뀐 적이 없다.
[이종혁 기자 / 김명환 기자]
"취약층에 현금복지 집중…만1세까지 月 100만원 부모급여"
인수위, 복지국가 개혁 방안
고용·성장 선순환 복지 강조
근로장려세제 문턱 낮추고
기초연금·생계급여 인상 추진
기초연금 인상에만 45조 필요
복지재원 마련방안은 안밝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윤석열정부의 복지국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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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윤석열정부의 복지국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복지국가 개혁 방향을 내놨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밝힌 새 정부 복지 정책 기조는 '고용을 통해 성장과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복지'다. 새 정부는 현금성 복지 지원의 경우 노동 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에 집중하되, 노인과 장애인 등에게 맞춤형 민간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이 같은 복지 정책 기조를 공개하며 그 배경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생·고령화와 노인 빈곤율을 꼽았다. 그는 "저출생·고령화로 미래는 대부분이 노년이고, 실제로 일하고 부양해야 할 인구가 굉장히 적어져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지금 당장 노인 빈곤율이 40%에 육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5%를 압도한다. 이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하는 게 정말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새 정부는 현금성 복지 지원은 취약계층과 저소득층, 아동·노인·장애인을 중심으로 촘촘하고 두껍게 지원하기로 했다. 노인 계층에 대해서는 기초연금 지급액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며, 민간과 사회 서비스 분야에서 맞춤형 노인 일자리를 확충한다. 기초연금은 현행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며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하면 1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요 현금성 복지 지원은 근로장려세제(EITC)와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생계급여 확대다. EITC는 저소득 근로자에게 정부가 생계비를 보조해주는 제도다. 안 위원장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제도상 생계급여 지원 대상과 수준을 확대하고 EITC는 최대 지급액을 상향하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구체적인 상향액을 밝히진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르면 생계급여 대상자를 기준 중위소득의 30%에서 35%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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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급여 대상자가 주거용 부동산을 재산에서 소득으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비율(재산소득환산제)이 현행 월 1.04%인데, 이 역시 폐지되거나 대폭 완화된다. 현행 제도는 수급자의 부동산 등 재산가액에서 기본 재산액과 부채를 차감한 뒤 남은 금액에 소득환산율을 곱해 일정 기준 이하면 생계급여를 지급한다.
또 EITC를 받기 위한 기준인 가구당 총 연간 소득은 현행 최대 3600만원에서 4320만원으로, 연간 최대 지급액도 기존 30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출산과 육아의 경우 저출생·고령화 극복을 위해 윤 당선인이 공약한 부모급여 제도가 원안대로 추진된다. 부모급여는 자녀를 출산한 가구에 출산 직후부터 12개월간 월 최대 100만원씩, 1200만원을 현금으로 주는 제도다. 올해 월 30만원으로 시작해 2024년까지 100만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만 0~5세 미취학 아동 교육기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하는 단계적 유보 통합도 시작한다. 유보 통합은 횡령과 불투명한 재정 문제가 심각한 유치원과 100% 감시가 가능한 어린이집을 통합해 정부의 감독·감시를 강화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또 초등학교 정규수업 이후 보육·교육을 맡는 돌봄교실을 저녁 7~8시까지로 연장해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도 덜어준다. 안 위원장은 "돌봄교실에서 코딩 교육과 원어민 어학 교육, 독서·토론 같은 미래형 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장애인에 대해서는 복지 서비스 칸막이를 제거하기 위해 이용자 선택권을 강화하는 '개인예산제'를 도입한다. 발달장애인 등 중증·중복 장애인을 위한 돌봄 서비스도 강화한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를 시외·고속·광역버스까지 적용해 이동권을 보장하고, 중증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를 비도시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서울 지하철 출근 시위를 연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 같은 공약이 불충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금복지를 취약계층에 선별적으로, 두껍게 지원하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넓게 지원하는 방식보다 효율적"이라며 "취약계층의 생계 유지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려면 지원이 지금보다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위는 이 같은 복지 정책에 소요되는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국민의힘에 따르면 기초연금 10만원 인상에 필요한 추가 예산만 향후 5년간 35조4000억~44조6000억원에 달한다. 5년간 투입될 부모급여 예산은 총 7조2000억원이며 이를 포함해 임신·출산·난임·육아에 들어갈 국가 지원 비용이 13조1000억원이다. 생계급여 확대 비용 역시 7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종혁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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