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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조 풀어 보육원 수만 늘리는게 능사 아냐.. 美선 임신 여성이 뉴스 진행, 우린 생각도 못해"
✍️ 관리자 📅 2018.09.05 19:12 👁 150
조선일보 손호영 기자 입력 2018.09.03. 03:06 댓글 32 [0.9명 쇼크] [1] 저출산 전문가 12명 '솔직 토론' 과거에도 결혼은 공평하지 않았다. 아이 키우는 일에 관한 한 여자가 늘 짐을 더 졌고, 남자들은 남자대로 가족의 생계를 어깨에 짊어졌다. 부모 세대는 '기성세대는 참았는데, 요즘 20~30대는 왜 참으려 하지 않느냐'고 속을 끓인다. 취재팀이 만난 인구·재정·복지·성평등 전문가 12명은 "그런 질문 자체가 세상을 못 읽는 질문"이라며 "세상이 달라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벌인 솔직한 난상토론을 '채텀하우스 룰'에 따라 '익명 지상 토론' 형식으로 간추렸다. 정치적·사회적 금기 때문에 할 말을 못 하는 일이 없게,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밝히지 않는 방식이다. 토론에는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송가연 작가,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 안상훈·이봉주 서울대 교수, 이삼식 한양대 교수, 이창준 저출산고령사회위 기획조정관, 천현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 하준경 한양대 교수, 홍석철 서울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미지 크게 보기 ―지금 20~30대 여성은 '후남이가 없는 첫 세대'다. 후남이는 1993년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김희애가 연기한 캐릭터다.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하지만 부모는 아들 귀남이만 밀어주고 후남이는 딸이라고 구박했다. 지금 젊은 세대는 다르다. 부모가 하나둘만 낳아 차별 없이 밀어줬다. ―이들에게 옛날 규범을 들이밀면 안 된다. 40~50대까지만 해도 남녀 공학에선 여자들도 '반장은 으레 남자'라고 생각하고 뽑아줬는데, 이후 세대는 완전히 반대라 여자들이 더 우수할 때가 많다. 그런데도 사회에 나오면 성별 임금 격차가 확연하고, 같은 일을 해도 '유리천장'이 있다. 30대 여성의 하루 일과를 같은 연령대 남성과 비교해보면, 똑같이 일해도 퇴근 후 '타인을 위해 쓰는 시간'이 다섯 배쯤 많다. 여성이 '왜 남편은 가족을 위해 100시간 쓰고 나는 500시간을 쓰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저출산 사태는 결국 '가부장제도의 부메랑'이다. 남자가 돈 벌고, 여자가 아이 키우는 가부장적 사회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젊은이들의 냉소적 결혼관은 바뀌지 않는다. ―2005년 첫 고령화 대책을 내놓은 뒤 10여 년 동안 우리 정부는 아이 키우는 인프라를 깔기보다 '현금 살포'와 '물량 공세'를 주로 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저출산 정책이라는 정의도 없고, 어떤 정책을 펴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제대로 검증한 적도 없다. 중앙정부에서 "각 지역 저출산 정책 적어내라"고 하면, 지자체들이 이것저것 적어냈다. 심지어 지역 명물 '소싸움 대회' 지원 예산을 저출산 예산으로 잡은 곳도 있었다. 10년간 130조원을 쓰고, 제도 2000개를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컨트롤타워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단기적이고, 섬세하지 못했다. '전국 보육원 숫자'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개개인 입장에서 보면, 아이가 보육원을 마친 뒤 부모가 집에 갈 때까지 1시간만 비어도 부모 머릿속이 하얘진다. 선진국에 가보면, 그런 부분에서 정책의 질이 다르다. 학교 수업이 2시에 끝나건 3시에 끝나건, 부모가 미리 약속한 시간에 데리러 올 때까지 학교가 아이들을 책임지고 맡아준다. ―우리나라 학교에서 돌봄 기능을 맡아주면 좋은데, 복지부가 교육부에 그런 얘길 꺼내면 교육부가 '선생님이 반발한다'며 귀를 막는다. 그걸 조정하는 게 정부의 역할인데, 못한다. 복지부가 교육부도 설득하지 못하면서 전 국민에게 애를 낳으라고 설득하려 든다. ―선진국이 되면 저출산이 된다지만, 북유럽 선진국과 프랑스는 출산율 회복에 성공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아이 많이 낳으라고 복지 시스템을 구축한 건 아니었다. 복지를 잘하다 보니 국민이 자연히 애를 많이 낳았다. 국가가 나서서 개인에게 결혼해라, 마라 해봤자 소용없다. 개개인의 선택에 간섭하지 말고, '아이를 낳고 싶어지면, 쉽게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건 사회 전체의 문제다. 개인의 부담으로 떠넘겨선 안 된다. '낳으면 다 함께 키워준다'는 자세로 국가적인 대책을 짜되, 단 지금까지처럼 돈 푸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이슈 저출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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