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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 다잉'이 모두의 미래여야 할 이유
✍️ 선진복지사회연구회 📅 2019.04.03 21:01 👁 148
'웰 다잉'이 모두의 미래여야 할 이유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3.09. 16:49 수정 2019.03.09. 18:06 댓글 182 경향신문] 이젠 깔끔하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 웰다잉시민운동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물론 호스피스, 장례·장묘, 장기기증 등 육체적 생명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활동과 함께 엔딩노트, 자서전쓰기, 사전장례식 등 관계의 아름다운 마무리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만 해도 살 만큼은 살았다고 생각해요. 깔끔하게 떠나는 것도 쉽지 않으니 문서로 확실히 해둬야지.” 김명옥 할머니(79·가명)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사전연명의료상담센터를 나서며 전화를 걸던 차였다. 해당 센터를 소개한 교회 신도와 통화하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올해 들어 언니와 동생을 잇달아 먼저 보낸 뒤 슬픔과 함께 자신이 떠나고 난 뒤를 생각할수록 불안이 밀려오던 터였다. 김씨는 “동생이 요즘 기준으로 치면 늙었다고 할 수도 없는 나이에 갑자기 암 말기라는 걸 알게 되어 주변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났다”며 “나도 저렇게 한순간 병들어 내 의사로 말도 못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 고민하던 차에 이곳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식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건강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을 안기고 싶지 않았고, 혹시라도 혼자 사는 김씨를 부양하겠다며 자식들이 나서는 것도 싫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 전 상담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문서를 작성하면서 김씨는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불의의 사고나 병으로 본인의 의사를 밝히지 못한 채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치료를 검토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김씨는 평소 뜻대로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최대한 고통을 덜어주는 수준의 의료행위만 받으면서 김씨와 주변 가족·친지 모두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연명의료 결정제도에 따른 정책이다. 일러스트 김상민이미지 크게 보기 일러스트 김상민 노인 자살률·노인 빈곤율 세계 최고 지난해 연간 사망자 수는 29만8900명을 기록하며 30만명에 육박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다 인원을 경신했다. 고령화 추세가 이어질 향후 수년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32만6900명이었던 점을 보면 이제 태어나는 인구보다 세상을 떠나는 인구가 더 많아지는 시대를 코앞에 둔 셈이다. 존엄성을 지키며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이른바 ‘웰 다잉(well-dying)’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지원하는 국내의 현실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최고 수준의 노인 자살률이다. 2017년 기준 10만명당 노인 자살자 수는 47.7명으로 전체 평균(24.3명)의 약 2배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8.4명)과 비교하면 거의 3배 수준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불명예스러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의 빈곤율 역시 48.8%로 OECD 노인 빈곤율 평균(12.1%)보다 4배 가까이 높아 역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AD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정식오픈! 게임하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인원이 올해 3월 3일 기준 13만4254명에 달할 정도로 제도 도입 1년 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보다 섬세한 제도 보완과 확충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오는 것도 노년층 내부의 양극화가 심각한 현실 때문이다. 그나마 병원에서 임종을 맞게 되어 연명치료를 받을지 결정할 수 있는 노인은 본인 또는 가족의 최소한의 경제력이 뒷받침된 경우이고,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만성질환의 신체적 고통이나 경제적 궁핍이 한계에 다다르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마는 것이 안타깝지만, 실재하는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서대문구 내 비교적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일하는 한 사회복지사는 “내 경험을 일반화해서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직접 겪은 사실만 언급하자면 관내에서 경험한 자살이나 고독사 가구의 절대다수가 수급자 가구였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2명의 한국인이 스위스에서 조력자살(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락사 합법화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도 이러한 현실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 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2016년과 2018년 각 1명씩 모두 2명의 한국인이 안락사를 돕는 스위스의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조력자살이란 의료진으로부터 조력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로, 스위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104세의 호주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이 스위스의 조력자살 단체를 통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안락사 허용해 달라” 청와대 청원 급증 이에 따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는 청원이 급증하고 있다. 한 청원자는 “올해 88세인 어머니가 A형 독감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폐렴과 패혈증이 와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했고 주치의도 가망이 없다고 한다”며 “가족들은 어머님을 편안히 보내드리고 싶다. 한 달 병원비도 1600만원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환자가 연명의료를 거부한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유일한 방법은 가족 전원이 연명의료 중단에 합의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가족 전원 동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촌각을 다투는 시점에도 우선 동의서를 받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경우 중에도 환자 본인이 자신의 마지막을 결정한 비율은 34%에 그치고, 나머지는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보면 아직 제도 정착까지는 다소 시일이 요구되는 셈이다. 결국 ‘웰 다잉’을 가로막는 두 장벽인 사회적 양극화와 존엄한 죽음을 맞기 위한 인식 부족이 한데 결합돼 아직까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은 노년에 이르면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하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극단적 선택’ 역시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웰다잉시민운동 기획위원장을 맡은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물론 호스피스, 장례·장묘, 장기기증 등 육체적 생명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활동과 함께 엔딩노트, 자서전쓰기, 사전장례식 등 관계의 아름다운 마무리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죽음 대신 미리 준비하고 차분하게 맞을 수 있는 죽음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다. 존엄한 죽음과 가장 상반된 자살을 막기 위한 법·제도의 보완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국회 자살예방포럼이 3월 6일 발의한 ‘자살예방법’ 개정안은 자살, 특히 노인 등 취약계층의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점을 크게 전환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포럼 공동대표 원혜영 의원은 “일본, 덴마크 등 자살률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다른 나라의 경우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국가와 지방정부, 민간단체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쳐 자살률을 낮춰 왔다”면서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 자살예방정책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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