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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줬던 복지혜택, 이토록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부정수급 등 45만명 지원금 축소·중단하자 복지담당 공무원 찾아가 칼부림·폭행까지
✍️ 선진사회복지연구회 📅 2012.04.30 00:00 👁 143

[한번 줬던 복지혜택, 이토록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부정수급 등 45만명 지원금 축소·중단하자 복지담당 공무원 찾아가 칼부림·폭행까지
생계급여 끊어지자… 부탄가스로 자해
노령연금 중단되자… 시청에 가스총 쏴

2011년 2월 서울 광진구 광진구청에 갑자기 들이닥쳐“내가 왜 일을 해야 하냐. 다 죽여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리는 이모(45)씨를 구청 직원들이 제지하고 있다. 이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구청 측은 이씨가 젊고 건강해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수급 대상에서 탈락시켰다. /시민 제공
지난 4일 오후 1시쯤 유모(38)씨는 신문지로 감싼 칼을 옷 속에 숨긴 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청을 찾았다. 곧장 주민생활지원과 사무실로 간 유씨는 복지담당 직원 김모(44)씨에게 칼을 꺼내 휘둘렀다. 김씨는 유씨가 휘두른 칼에 얼굴과 목, 손 등을 찔려 큰 수술을 받았다.

유씨가 구청을 찾아 칼까지 휘두른 이유는 줄어든 복지혜택 때문이었다. 소득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유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매달 생계급여 48만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복지 전산망을 정비해 유씨가 그동안 몰래 일용직으로 일하며 소득을 올려온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월부터 매달 20만원씩 급여를 깎자 거칠게 저항한 것이다. 합리적인 이유로 복지 혜택을 줄이는 것이지만 '한번 받았던 복지를 뺏긴다'는 생각에 이처럼 거칠게 항의한 것이다. 유씨처럼 그동안 받아오던 복지 혜택이 줄어들거나 중단됐다는 이유로 항의하는 사람들로 지방자치단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2년 전부터 복지 지원 전산망(행복e음)을 정비해, 약 45만명의 기초수급자에 대해 기존의 지원을 중지했거나 중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른 곳에서 복지 혜택을 중복으로 받고 있거나, 자격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허위로 복지혜택을 누려온 사람들에게서 복지혜택을 줄이겠다는 것이지만 저항은 만만찮다.

서울 동작구청의 복지담당자는 "복지 혜택을 왜 줄였냐며 협박하는 일이 요즘 한 달에 3~4건 이상 된다"고 말했다. 일부 서민들은 복지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단순 항의 차원을 넘어서 칼, 가위, 부탄가스 등 폭력적인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

고려대 행정학과 함성득 교수는 "그리스·스페인 등에서도 확인됐듯 일단 한번 시행한 복지는 나중에 폐해가 드러나도 바로잡기가 힘들다는 복지 역습(逆襲)의 단초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 혜택 중단에 저항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경기도 성남 수정구청을 찾아 사회복지 담당 직원과 상담을 하던 B(56)씨는 갑자기 부탄가스에 불을 붙이며 자해(自害)를 시도했다. 지난해 12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3개월 동안 생계급여를 받았던 B씨는 "그동안 나왔던 정부 지원금이 끊겼다"며 이같은 행동을 했다.

구청은 B씨가 근로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지원금을 중단했지만, B씨는 부탄가스에 불을 붙여 구청 직원이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2010년 6월 제주시청에서는 60대 남성이 기초노령연금이 중단됐다며 찾아와 직원들에게 가스총 5발을 발사해 사무실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에선 지난 2월 기초수급 대상자에서 탈락했다며 60대 남성이 동사무소의 30대 여성 복지공무원에게 책상과 서류뭉치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자녀들이 월급을 받아 생계비 지원이 어렵다”는 직원의 설명에도 막무가내였다.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정무성 교수는 “일단 포퓰리즘적으로 복지를 확대시켜놓은 뒤 다시 복지를 줄이려면 엄청난 반발이 생긴다”면서 “(최근 상황은) 복지 혜택에 기대서 살던 사람들이 정부가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는 데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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