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 복지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정부의 올해 복지 예산은 92조6000억원이다. 30일 각 부처가 내년도 예산으로 요구한 복지 예산을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결과 97조500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다. 기초생활보장 등 의무 지출 예산이 증가해 올해 예산보다 5.3%(4조9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선심성 복지 예산 늘리기 경쟁을 하고 있어 당정 예산 협의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복지 예산이 늘어나 100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2005년 복지예산이 50조8000억원이었는데, 8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이다.
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넘더라도 GDP(국내총생산) 대비 10% 안팎 수준이라 선진국 평균 20%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복지 예산 평균 증가율은 8.1%로 예산 증가율(6.1%)보다 훨씬 높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등 각 부처가 증액을 요구한 복지 예산은 기초생활보장(8조5000억원), 기초노령연금 등 노인·청소년 예산(4조4000억원), 건강보험(6조9000억원), 4대 연금(32조8000억원) 등 경직성 의무 지출 예산이 많아 감액할 여지는 거의 없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난 4월 총선 공약을 이행할 102개 복지 예산 항목 중에서 정부가 86개 항목 3조9666억원만 반영해 미진하다며 9월 정부 예산안을 확정할 때 나머지 16개 항목 2조원도 추가로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추가로 반영을 요구하는 복지 예산은 0~5세 전 계층 대상 양육수당 지원, 장애인연금 확대, 보훈수당 증액 등이다.
여기에다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는
민주통합당도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 홍보성 예산 등을 대폭 삭감하고 무상 보육, 기초노령연금, 의료 공공화 강화 등 복지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연말 올해 예산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전체 정부 예산안은 원안보다 7000억원 줄었지만 복지 예산은 6676억원 늘어났다. 이처럼 남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복지 예산이 조금씩 늘어나 100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선을 앞둔 데다, 양극화 해소가 시대적 화두인 상황이기 때문에 여야가 복지 예산 증액 경쟁을 벌여 내년도 복지 예산이 1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가 복지 예산을 5조원 정도만 증액한 것은 경직성 예산만을 늘려놓은 것"이라며 "당정 협의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올릴 각오를 하고 복지 예산을 최대한 억제해 놓고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년도 복지 예산이 올해보다 9조~10조원 정도 늘어나는 것은 현재 국민의 복지 욕구로 볼 때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다만 규모보다도 어느 분야 복지 예산을 늘리느냐, 목소리 큰 계층이 아니라 소외 계층을 위해 쓰이느냐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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