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겪고 있는 ‘노후 난민시대’ 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고령화 대책뿐 아니라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저출산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은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고령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대책도 필요하지만 고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저출산 문제를 포함한 균형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면서 “일본의 경우 고령화 대책에 많은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저출산 대책이 미미해 결과적으로 고령화 문제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고용의무화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고 60~64세의
취업률을 현재 57%에서 10년 후에 63%로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은 ‘인생 90년 시대 중장기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저출산 대책의 성과는 미미하다.
일본은 1989년 출산율 쇼크(합계 출산율 1.57명) 이후 적극적인 저출산 대응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초저출산에 시달리고 있다. 일ㆍ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하는 일본의 경직된 노동
문화 때문이다. 일본은 고용이 불안정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부족해 여성들의
구직이 힘들고 출산 후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은 더욱 어렵기 때문에 만혼이 늘고 있다.

정책 혼선도 일본 저출산 대책 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민주당 정부는 최근 2년7개월 동안 저출산 대책을 담당하는 장관을 8번이나 바꿨다. 중장기적으로 다뤄야 할 저출산 대책의 주무장관을 4개월에 1번 꼴로 갈아치운 상황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 연구원은 “아직 일본에서는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대책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면서 “
프랑스나
네덜란드의 경우
육아에서부터 보육,
교육에 이르는 일련의 정책들이 단절없이 이어지면서 출산율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노후 난민층 확산을 감안해 다양한 고령화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저출산 대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하는
이유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예산 비중은 0.4%에 불과했으며, 점차 늘리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실현돼도 2015년 0.8%(OECD 평균 2.6%)에 그칠 것” 이라며 “일본처럼 저출산 대책 실패로 고령화가 빨라지는 상황을
예방하려면 저출산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출산율을 회복하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잠재
성장률 하락을 막을 뿐 아니라 노령인구의 부양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져 재정 적자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