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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복지분야가 구조조정 1순위여야
✍️ 사)선진복지사회연구 📅 2013.06.01 23:03 👁 130

정부 공약 財源 마련… 全부처 세출 줄일 때 복지라고 예외 안 돼
예산 30% 차지하면서 왜 어떻게 쓰나 몰라
사학연금 지원 등 납득 안 되는 것들… 하나하나 따져봐야

 
윤희숙 KDI 연구위원·보건복지
새 정부가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지만, 육아 때문에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여전하다. 근래 보육 예산이 연 30%씩 증가한 데다 무상보육으로 저녁 7시 30분까지의 보육 서비스 비용이 전 가구에 지원되지만, 오후 서너 시면 전업주부들이 대부분 아이들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맞벌이 가구 아이들 때문에 서비스 시간이 길어져야 하니 일하는 엄마는 알게 모르게 차별받을 뿐 아니라 별 프로그램도 없이 덩그러니 남을 아이 때문에라도 남들과 같이 찾아와야 한다. 그러니 따로 사람을 쓸 여력이 있어야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서둘러 시행한 무상보육은 수입이 늘어나는 어린이집 원장에게나 반가운 일일 뿐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한다는 목표에는 다가서지 못한 것이다.

보육뿐이 아니다. 그간 복지 재정이 급격히 확대되면서도 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단체가 복잡하게 얽힌 전달체계는 정비되지 않았고, 재평가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니 한번 생긴 제도는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이 어디로 얼마나 왜 지원되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며, 냉정한 평가와 기준에 의해 계속 지원 여부가 결정되기보다 한번 관계가 형성된 대상에 지원이 계속된다. 예를 들어, 취약계층도 아닌 사립대학 교수의 건강보험료와 사학연금보험료를 국고로 지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누구도 그 근거를 제시하기 어렵다.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위해 큰 폭의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폭이 어느 정도일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분야에 따라서는 상당 폭의 지출 감소가 예상된다. 쓰던 예산을 줄이는 과정은 원래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고, 애초의 지출 비효율성이 크지 않았거나 비효율을 정확히 도려내지 못할 경우 파급 효과도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더구나 R&D(연구개발)나 SOC(사회간접자본)는 그 자체가 투자적 성격이 강하다. 기술 기반을 고도화하고 생산과 물류가 원활하도록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장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현재 소비를 떼어내는 것이다. 반면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4대 중증질환 비급여를 줄이기 위해 이들 지출을 줄이는 것은 현재 시점의 재분배일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 간의 상대적 중요성을 사회적 차원에서 대폭 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공약이 국민과의 약속인 이상, 최대한 검토하고 조정한 후에는 지키려 애써야 하고 재원 마련을 위해 다른 지출을 줄이는 것 역시 불가피할 것이다. 단, 확실히 해둬야 하는 것은 예산상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복지 분야가 구조조정에서 면제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복지 공약을 지킨다는 것을 복지 분야에 재원을 더하기만 하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재원이 상당 부분 복지에 투입된다는 것이 복지 부문에 구조조정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사회 안전망이 충격의 흡수망이 됐어야 한다는 깨달음과 함께 복지 부문은 우리나라 재정지출의 최우선이었다. 필요성이 제기되면 타당성을 따져보기 전에 정치 쟁점화되어 약속부터 공언하는 일이 빈번했다. 신규 사업은 잘 따져본 후 도입을 결정해야 하고, 기존 사업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재정 원칙이 복지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향후 사업 성과를 평가할 시스템을 갖추고 도입한 복지사업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그간 전달 체계와 평가 체계의 정비 없이 확대되기만 한 복지 분야는 다지고 추려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하물며 지금은 전 부처를 망라한 세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복지 부문은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 1순위여야 하며,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지출을 삭감해야 하는 다른 분야만큼의 엄격한 잣대가 적용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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