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근로시간 단축, 여성 일자리 확대, 공공기관 파트타임 근무 확대 등을 통해 시간제 일자리 93만개를 만들며
고용률 70%를 달성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은 GDP 3만불 시대로의 진입과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는 입장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잠재성장률 4% 달성(25만개) ▲일자리 나누기(11만개) ▲창조경제로의 전환(11만개) 등을 3대 조건으로 정했다.
그러나 각계각층에서 불량 일자리 양산과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노사정이 더욱
머리를 맞대야 하는 당위성이 부각되고 있다.
◆ 시간제 일자리 100만개 늘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9만개에 달한 시간제 일자리를 2017년 까지 242만개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부터 시간제 일반직
공무원(7급 이하) 을 본격 채용하고 시간제 국·공립 교사 채용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장시간 근로를 해소하고 일자리를 나누기 위해 연장근로 한도(12시간)에 휴일근로를 포함하고 근로시간 특례업종도 12개에서 10개로 줄이기로 했다.
근로 시간과 형태,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해 일정액의 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개선하고 연차 휴가 미사용에 대한 금전 보상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여성 일자리 창출과 관련 여성 육아휴직을 만 9세까지 허용하고 출산 휴가 시 육아 휴직까지 일괄 신청이 가능토록 ‘자동 육아휴직’을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빈 일자리에 투입하는 시간제 대체인력에 대해서는 2명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정신보건
사업과 아동·청소년 대상 심리지원 등 여성에 적합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향후 5년간 25만개 창출하기 위해 관련
기업 육성을 위한 세제 및 정책자금 지원을
강화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해 정부는 현장 훈련과 이론 강의를 접목한 일·학습 듀얼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고령층에 대한 로드맵도 내놓았다. 50세 이상에 대해서는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해 미리 퇴직 이후 인생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생애 재설계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멘토링·직업훈련·재취업 알선을 지원한다. 정년 60세 조기 정착을 위해 정년연장 지원금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 부문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제와 사회보험료를 한시적으로 지원하고, 고용 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가점 부여, 근로감독 면제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근로 형태에 따라 차별 대우를 한 기업에 대해 징벌적 금전보상을 시행할 계획이다.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등 창업자금 조달 체계를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로드맵 발표 현장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노사가 서로 긴밀히 협력하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노사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생의 대타협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 각계각층에서 터져 나오는 우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고용 로드맵과는 달리 각계각층에서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고용률 70% 달성은 무리한 목표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연 평균 47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성장률을 4%로 묶어놓고 47만명을 달성하겠다는 것은 결국 성장 없는 고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만우 의원도 “창조경제로의 전환, 성장률 제고와 일자리 나누기 모두 쉬운 과제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고용률 70%라는 수치에 집착하게 되면 이명박 정부 때 처럼 '질 나쁜 일자리'의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며 “근로 시간을 단축시켜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 당장 휴일근로를 주간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밝혔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은 “정부 대책을 보면 흥신소 직원, 문신 제작자 등도 각종 일자리 통계 등에 잡겠다고 한다”며“기존 통계에 안잡혔던 일자리를 통계에 반영하니까 고용률은 올라가도 일자리 자체는 늘어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은 “열악한 일자리만 양산하고 여성 노동권을 더 약화시키는 대책이다”라며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가 경력단절의 두려움 없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조건을 만들고
남성의 육아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이 우선이다”라고 주장했다.
◆ 노사 간 극명한 엇갈린 반응
로드맵
성공 여부는 노사 간 원만한 합의에 달려 있다. 하지만
경영계와 노동계의 반응차이 는 극명하다.
경영계는 큰 틀 안에서 정부의 방안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계는 실현 가능성 희박한 알맹이 없는 정책이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을 통해 “정부의 일자리 로드맵에 공감의 뜻을 전하고 이 방안을 통해 일자리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며 “시간제 근로의 경우 개별 기업이 각자 실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이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기업 인사운영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과도한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중요한 문제가 많이 포함돼 있다”며 “만성적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법 개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장시간 노동 해법을 시간제 일자리처럼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
방식으로 실현하겠다는 것은 결국 고용률 70%라는 수치달성만 하면 그만이라는 행태”라고 논평했다.
한국노총도 “현재 차별을 받는 시간제 노동자들과 학교비정규직 등에 대한 해결책 없이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이 현실에 반영되기에 미흡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