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신설복지제도, 협의 거쳐야"…서울시 "복지제도 아니라서 협의 대상 아냐"
복지부, 성동구청의 비슷한 사업 '중복사업'이라며 불수용 결정 전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병규 기자 = 내년부터 '아르바이트생'이나 '취업준비생' 등에게 청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서울시의 행보에 보건복지부가 제동을 걸지 관심이 쏠린다.
복지부는 지자체의 새로운 복지제도에 대해 '협의'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복지부는 이미 비슷한 성격을 지닌 서울 성동구청의 실직 청년 대상 지원 제도에 대해 '수용불가' 결정을 내린 바 있기에 서울시의 청년수당 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특히 해당 제도가 복지제도가 아닌 만큼 복지부와 협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여서 협의 대상인지 여부에서부터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5일 복지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부터 정기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이면서 사회활동 의지를 갖춘 청년들에게 최장 6개월간 교육비와 교통비, 식비 등에 쓰일 월 50만원을 청년활동지원비로 줄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지자체와 복지부 사이의 협의 대상이 되는 '신설 복지 제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복지부장관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사업 시행 예정일 180일 전에 복지부에 협의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복지부는 제도 변경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방안 등을 고려해 요청서 접수 후 90일 이내에 수용, 조건부 수용, 수용불가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해당 사업의 대상자를 신청자 중 활동 계획을 받아 심사한 뒤 결정하는 방식이라서 복지제도라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복지부와 협의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만약 서울시가 복지부와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행한다면 행정자치부가 개정을 추진 중인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의 적용을 받아 교부세 감액이라는 패널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추진 '공공산후조리원' 제도 수용 촉구(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맨 왼쪽)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새정치민주민주연합 의원들이 11일 보건복지부 국감이 열린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성남시가 추진하던 '공공산후조리원' 제도에 대한 '불수용' 방침 등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인재근, 이목희, 남인순, 김용익, 양승조, 김성주 의원. 2015.9.11 utzza@yna.co.kr 행자부는 지자체가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신설·변경하는 복지 제도에 대해 복지부와 협의하지 않으면 지출된 금액 이내에서 지자체에 대한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9월30일 입법예고한 바 있다.
복지부는 바뀐 법의 시행 예정일이 내년 1월 1일이지만, 제도 시행이 이 시점 이후인 서울시의 청년수당도 바뀐 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언론 보도로 내용을 파악한 상황"이라며 "협의요청서가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중앙정부의 복지사업과의 중복성 등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협의요청서를 제출한다면 서울시와 복지부는 90일간 협의하게 되지만, 복지부가 이미 성동구청의 비슷한 제도에 대해 수용불가 결정을 내린 바 있어 협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에 앞서 서울 성동구청은 실직 중인 청년 중 거주 기간과 소득 요건 등을 따져 일부에 대해 1년에 2번 20만원씩 지원하는 내용의 제도에 대해 복지부에 협의요청을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의 고용지원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수용불가 결정을 내렸다.
만약 복지부가 수용불가 결정을 내리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제도에 대한 수용 여부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사회보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사회보장위원회는 15명의 정부위원뿐 아니라 민간위원 15명(대통령 위촉)으로 구성됐지만, 사무국은 복지부 내에 설치돼 있다.
성동구청의 실직청년 지원제도나 성남시의 무상산후조리원 제도도 복지부의 수용불가 결정을 해당 지자체가 받아들이지 않아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서울시의 청년수당 제도는 지자체 사회보장 제도에 대한 중앙정부의 '간섭'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갈등을 더 뜨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자체가 이미 시행 중인 복지사업에 대해서도 중앙 정부의 복지 사업과 유사·중복된 사업은 정비하라는 지침을 각 지자체에 보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단체장을 둔 서울·경기·인천·광주광역시 지역 26개 기초 지자체는 "지방자치권 침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해 놓은 상황이다.
bkkim@
yna.
co.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