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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수당이 포퓰리즘이라고?
✍️ 사)선진복지사회연구 📅 2015.11.18 04:41 👁 73
 

서울시에서 내년부터 저소득 미취업 청년층에게 매달 50만원씩 일정 기간 ‘청년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되려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선심성 정책이라는 등 말들이 많다. 하지만 이 계획은 ‘철딱서니 없는 애들에게 무조건 돈을 퍼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 중에는 무조건 청년에게 돈을 지급하며 ‘Gap year’(진학, 취직을 하지 않고 여행이나 봉사활동을 하며 사회에 대한 시선을 넓히는 시간)를 갖도록 독려하는 곳도 있지만, 이번 서울시 청년 정책은 저소득층 청년에 제한된다. 또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기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이지만 사회 활동, 즉 구직 의지가 있는 청년 3000명에게 엄정한 심사를 거쳐 교육비와 교통비, 식비 등 최소 수준의 활동 보조 비용을 지급하는 것인데 길어봤자 6개월이다.

포퓰리즘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이것이 무차별적 복지가 아니라 이러한 심사 기준을 따른 ‘선별적 복지’라는 점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박원순 시장이 정말로 정치적 전략이나 포퓰리즘을 생각했더라면 저소득층 청년을 위해 정책을 펴는 것은 별로 실속 없는 짓이다. 지금도 그렇듯 노인 인구가 앞으로도 청년 인구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 당연한데 어째서 학생도 취업자도 아닌 ‘사회 밖 청년’에게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겠는가.

그런 식이면 65세 이상에게 지하철 요금을 받지 않는 것이야말로 포퓰리즘이고 무차별 복지에 해당한다. 사회 기여도, 본인의 재산 유무를 모두 떠나 살아남아서 65세를 넘기만 하면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에 비해 이번 서울시 청년 정책은 19~29세의 저소득층 청년 중 공공, 사회활동, 구직 계획서 등을 심사하여 선발한다. 서울 전체 20대 청년이 약 150만명이고 그중 ‘사회 밖 청년’은 34.9%로 대략 50만2000명이라고 한다. 대충 계산하면 167명 중 1명에게 지원하는 셈이다. 만약 지하철 무임승차 자격을 이렇게 선발한다면 어르신들이 연일 광화문에서 시위하는 광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사업 예산 중 총 지급액은 90억원으로, 4대강 같은 사업에 22조원이 투입된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이러한 저소득층 청년들은 남들이 말하는 번듯한 직장을 갖고 싶어도 하루하루 먹고사는 데 급급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이들에게 단 몇 개월간이라도 마음 놓고 구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얼마간의 지원을 해 주는 것은 청년들에게 ‘신뢰’를 보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요즘 ‘흙수저’라는 말이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그만큼 사회 계급이 고정되면서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느라 바빠 더 좋은 직장을 위해 이력서 꾸밀 틈도 없이 사는 청년들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밥그릇 안에 숟가락을 집어넣을 기회도 없고 입에 넣어 봤자 밥알보다 흙이 더 많은 이런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고 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늘 체념과 박탈감 속에서 살아온 이 ‘흙수저’ 청년들에게 당신이 바람직한 사회 구성원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불어넣는 일이 될 것이다.

공짜로 지하철 타는 어르신들은 ‘나라가 하는 일이면 믿자’라는 태도를 견지하는 분이 많은데, 그것은 나라에서 차비라도 지급하는 혜택을 받아 본 분들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나라가 도대체 해주는 것이 없어 청년들에게 ‘헬조선’이라는 말이 널리 퍼진 지금, 정책의 수혜를 입은 ‘흙수저’들은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와준 국가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됨과 동시에 뭔가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애쓸 것이다. 포퓰리즘이라고 핏대를 세우는 분들은 이 혜택을 받은 청년들이 나라에 감사와 공헌을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청년들을 믿지 않는다니 슬픈 일이다. 한 달 ‘50만원’. 있는 집 자식에게는 ‘그까짓 돈’이지만,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자소서’도 쓰고, 면접에 입고갈 양복도 걱정해야 하는 청년들에게는 ‘희망 자금’이다.

<김현진 |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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