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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직업 찾기
✍️ 사)선진복지사회연구 📅 2015.11.27 00:34 👁 206
 

대우받으려면 기술•자격 따야
은퇴 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도 많이 버는 은발의 노인.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좋겠는데 꿈같은 얘기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도 쥐꼬리만 한 월급이라도 일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은 팍팍하다.

50세 은퇴 후 90세까지 40년, 여가생활로 즐기기만 하면서 보내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 은퇴생활비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까지 은퇴 후 일을 하고자 하는 건 그를 통해 보람을 찾고 싶어 하는 근본적인 욕망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도 일자리가 없어 고생하는 작금의 현실을 감안하면, 20년 후, 30년 후라고 해서 원하는 일자리가 준비돼 있으란 법이 없다.

월급 적어도 창업보다는 낫다

경기가 좋은 호시절이라면 창업이 제격이다. 20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갈고 닦은 내공을 내 사업을 일구는 데 쏟는다면 월급과는 비교도 안 될 큰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성취감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불황이 그때까지 이어진다면 창업은 자살행위다. 은퇴창업의 특성이 청년창업과는 확연히 달라 은퇴자도 어련히 잘 알아보고 보수적으로 접근하겠지만, 전체 경기에 영향 받기는 매한가지, 은퇴창업이라고 경제 한파가 비켜갈 리 없다. 지난해만 해도 부도를 낸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은 50~60대 장년층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창업을 위해서는 별도의 창업자금이 필요하다. 은행 힘을 빌리지 않고 돈을 마련하려면 지금부터 따로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데, 빠듯한 살림에 자녀 교육비까지 줄여가며 은퇴 준비하자는 전제를 부정하는 행위다.

외부자금까지 빌려 창업한 경우 대출이자 등을 반영한 자영업 평균 순수익은 140여만 원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 정도 수입을 위해 이런 위험을 떠안는 것보다는 취업하는 것이 여러 모로 낫지 않을까?

월 100만~150만 원 일자리

그렇다고 은퇴자들을 위해 번듯한 일자리가 준비돼 있는 것은 아니다. 은퇴 후 갖게 될 제2의 직업은, 젊은 시절 이직하는 경우와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일단 ‘시니어 일자리’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금의 경제•사회를 기준했을 때, 쉰 살이 넘은 구직자를 원하는 곳은 한정돼 있다. 2013년 60대 초반 취업률(57.2%)이 20대 취업률(56.8%)을 앞질렀다고 하지만, 취업률 높다는 것이 일자리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 20년 넘게 쌓은 화려한 경력을 원하는 직장은 극히 드물다.

길게 설명할 것 없이 중장년층에게 열린 일자리가 어떤 종류인지 한번 훑어보면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은퇴자의 취업은 주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편이다. 정부가 나서서 기업들을 독려하지 않으면 기업들 입장에서는 굳이 중장년층을 채용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니어 일자리 사업에 직접 관여하는 핵심 기관은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다.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노사발전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은퇴자협회 등이 각각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운영하면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박스기사 참조]

• 노사발전재단 www.4060job.or.kr
• 대한상공회의소 4060job.korcham.net
• 중소기업중앙회 smjob.or.kr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www.fki-rejob.or.kr
•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www.newjob.or.kr
• 대한은퇴자협회 www.karpkr.org

이중 사회복지단체인 대한은퇴자협회(KARP)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살펴보자. 병든 노인들이 주로 생활하는 요양센터(요양병원)에서 올라온 구인광고가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여러 지역의 요양센터에서 요양보호사 등 필요인력을 찾고 있다. 학원버스나 마을버스 운전, 택배, 청소도 다수 눈에 띈다. 그 외엔 생산직과 관리직 등 단순 노동직이다.

급여는 대개 월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에 분포돼 있다. 그중에서도 120만~150만 원대가 많다. 몸을 쓰는 업무들 사이에서 ‘사무지원 시니어 인턴’을 구하는 업체를 찾을 수 있었는데 월급이 90만 원에 불과하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65세까지 매월 100만 원만 은퇴생활비에 보태자’는 계획에 알맞기는 한데, 은퇴 전에 대우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허탈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라도 원한다고 다 주어지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중장년 일자리를 내세우긴 했지만 실제 구인업체들은 40대 구직자 위주로 채용한다는 것. 대한은퇴자협회 관계자 말에 따르면, 40대와 50을 갓 넘긴 나이까지는 괜찮은데 50대 중후반 연령대 취업은 힘든 편이다.

또 구직 담당자들이 사무직, 관리직으로 일했던 고학력 ‘책상머리’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머리 쓰고 지시만 하던 사람을 뽑아 몸 쓰는 일을 시켰더니 한두 달도 안 돼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해 잘 안 뽑는다는 것이다.

장년인턴제로 지원

물론 시니어 일자리가 전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련,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는 ‘장년인턴제’를 도입해 이런 맹점을 보완했다.

장년인턴제는 만50세 이상 시니어 미취업자가 대상으로, 구인업체들이 이들을 인턴사원으로 선발해 일정 기간 뒤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혜택을 주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인턴기간 4개월 동안에는 월 급여(기본급)의 50%(월 80만 원 한도)를 정부가 지원한다.

만약 인턴기간이 끝난 뒤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엔 6개월간 월 65만 원의 정규직전환 지원금이 추가로 지원된다. 50세 이상 시니어를 인턴으로 뽑아 정규직으로 돌리면 인당 최대 710만 원이 기업에 지원되는 것이다.

기업은 정부 지원 때문에, 구직자는 ‘50세 이상’ 때문에 장년인턴제에 대한 관심이 더 클 것 같은데, 일자리의 면면을 보면 대한은퇴자협회에 올라오는 것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아직 절대적인 숫자는 많지 않아도 인턴 채용 후 정규직 전환도 잘 이뤄지는 편”이라면서도 “담당자들의 고학력자, 사무직종 경력 기피현상은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재주가 없다면 일할 수 있는 직종과 대우는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인사담당자가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고학력 사무직 은퇴자의 경우엔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줘야 채용될 길이 생길 수 있고, 요양보호사 같은 직종은 관련 자격을 취득해야 취업이 가능하다.

결국 남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 남과 다른 자격을 갖춰야 한다. 실제로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에 올라오는 구인광고 중엔 드물게 특정 자격이 있는 인력을 뽑는 경우가 있다. 당연하지만 다른 일자리보다 대우도 좋다.

창업 실패 후 아파트 경비로 취직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한 K씨는 계약 만료 후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소방안전관리자, 위험물안전관리자, 가스사용시설안전관리자 자격을 취득하고, 빌딩시설관리 직업훈련도 수료했다.

이와 함께 노사발전재단에서 진행하는 재도약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열심히 구직활동을 한 끝에 환갑이 넘은 나이에 방재실에 취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위에 소문내라

제2의 직업 찾기는 아직 먼 얘기다. 10년 후, 20년 후에 시니어 일자리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모른다. 고령사회를 대비해야 하는 정부도 계속해서 관련 정책을 강화할 것이고, 그러면 일자리 사정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서 진행된 일본에는 60세 이상 연령자만 근무하는 빌딩관리 용역회사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지금의 상황에 근거해 예상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젊었을 때 직업보다 좋은 일도 아닐 것이고, 급여도 적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 오래오래 대접받을 만한 기술이나 자격을 갖춰놓는 것이 좋겠다.

또한 자신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위에 널리 알려야 한다. 좋은 일자리 채용은 소개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는 지인이 취업정보를 주거나 나를 업체에 소개하는 등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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