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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속 자살률 1위' 오명..낮출 방법 없나
✍️ 선진복지사회연구회 📅 2016.11.27 13:21 👁 54
이제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낮보다 밤이 길어진 가운데, 일조량이 부족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조량이 줄어들 경우 우리의 뇌에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멜라토닌(melatonin)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 호르몬이 증가할 경우 생체 리듬이 깨지는 것은 물론 우울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데요. 사회생활에서의 부담감 등 각종 스트레스 역시 우울증의 주요 원인입니다. 우울증이 지속될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살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우울증을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신건강과 관련된 자살 문제와 실태, 그리고 예방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봤습니다.

우리나라는 12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10만명당 자살자는 2010년 31.2명에서 2014년 27.3명으로 그나마 줄었지만 2위권인 일본·핀란드보다는 10명 가량 많다.

자살 원인으로는 정신질환이나 질병이 주로 꼽히지만, 경제적인 문제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사무실에서 4명이 집단 자살한 사건의 경우 3명이 경제문제를, 1명은 신병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자살자들이 대부분 자살을 선택하기 전 주위에 신호를 보낸다는 점이다.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말 한마디가 자살 방지에 중요한 한 이유다.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자살자 유가족 121명과의 면담을 통해 자살자의 심리를 유추한 결과 93.4%는 자살 전 주위에 신호를 보냈지만, 유가족의 81.0%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중앙심리부검센터가 밝힌 자살 전 경고신호는 언어·행동·정서 차원에서 표현된다. 또 자살에는 우울증·음주·경제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다.

가족 중 자살 시도자 혹은 자살 사망자가 있는 경우 스스로 기분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우울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 자살자의 88.4%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있었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은 사람은 15.0%에 그쳤다.

스스로 음주 문제를 가졌거나 과거 부모 등으로부터 음주로 인한 폭력에 시달렸다면 음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경제 문제는 생활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이어져 적절한 치료가 없다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경제 문제, 생활 스트레스·우울감 높여…자살 시도하는 경우도

자살은 개인과 가족에게 큰 비극이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고서를 보면 자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은 연간 6조4769억원이나 된다.

이에 정부는 OECD 1위인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매년 증가, 2011년 30명(31.7명)을 넘어선 뒤 점차 감소해 작년 10만명당 27.3명까지 줄었는데 이를 2020년까지 20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자살방지 5개년 종합대책의 핵심은 동네의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진료를 받을 때 생기는 부담을 줄여 조기에 자살위험을 없애는 데 있다. 2011년 정신질환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24.7%는 △불안 △기분장애 △알코올 사용장애 △정신병적 장애 등 정신질환을 평생 한 번 이상 앓은 적이 있다.

그렇지만 정신건강 문제를 발견한 뒤 치료까지는 평균적으로 1.6년(84주)이나 걸렸다. 주위에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이 쉽게 눈에 띄지도 않고, 큰 병원을 방문하기는 부담스러워 문제가 있어도 참으면서 병을 키우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정신건강 관련 사업 예산으로 올해(453억원)보다 8.2% 많은 490억원을 배정했다. 예산 증액을 통해 특히 응급실을 기반으로 한 자살 고위험자 집중 관리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정부가 자살 고위험자 관리에 힘을 쓰는 것은 한번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은 또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자살 시도자의 자살위험은 일반인보다 25배나 높다. 사례관리사는 응급실과 정신과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한편, 관련된 보건복지 서비스를 소개해 다시 자살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다.

◆자살유가족 자살위험, 일반인의 8.3배…따뜻한 도움의 손길 필요

자살유가족은 국내에서 자살자 한 명에 6~10명, 한 해 평균 9만명 넘게 발생한다. 이들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심리적·신체적·사회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심리 부검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2015년)' 결과를 보면 국민의 31.8%는 가족, 친척, 친구, 선·후배 등 가까운 사람의 자살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심리부검이란 사망한 사람의 주변 얘기를 토대로 사망원인을 추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의 자살을 경험한 사람은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이 24.0%로 그렇지 않은 사람(17.7%)보다 높다.

이처럼 자살유가족은 혼자서 끙끙 앓거나 고인이 자신을 버렸다는 원망에 시달리다가 일종의 '베르테르 효과'(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로 일반인보다 자살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자살유가족의 자살위험이 일반인의 8.3배나 된다는 연구도 있다.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조사에서도 가까운 사람의 자살을 경험한 사람이 심각한 자살 생각을 하는 비율은 21.8%에 달해, 비슷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9.9%)보다 높게 나타났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어려움에 빠진 자살유가족이 슬픔을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되돌아올 수 있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도 자살유가족에 대한 심리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팔을 걷고 나섰다. 중앙심리부검센터나 각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자살유가족 자조 모임을 지원하고, 전문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도록 심리 부검 면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이전과 다른 정서적·행동적 변화를 보일 경우 지역의 정신건강증진센터나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자살예방센터 등 자살 예방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게 좋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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