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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분석-복지③] 표심 얻기 급급 '선물 보따리' 풀기
✍️ 선진복지사회연구회 📅 2017.04.27 11:30 👁 50
아동수당 신설하고 육아 급여· 기초연금 수령액 올리고
'재원 필요하면 증세 고려해 보겠다는 식' 무책임 공약

19대 대통령 후보들의 복지 공약을 분석해보면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이 주를 이룬다. 노인 복지를 위해 기초연금을 올리고 아동수당을 도입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출산 후에도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육아휴직 수당을 올리고 국공립보육시설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모두들 복지 혜택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적게는 10조원에서 많게는 50조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더욱이 기초연금을 포괄적으로 지급하겠다는 일부 후보들의 공약은 박근혜정부 시절 재원 문제로 선별적 지급으로 바뀐 바 있어 노인 표심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 여성 위한 복지공약 '눈길'…후보별로 기초연금 선별적·보편적 지급 달라

그래픽=권소화 기자

대선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출산 장려를 위한 각종 공약을 내세웠다. 대표적인 공약이 '아동수당'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만 0~5세를 대상으로 매달 10만원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아동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초중고생' 아동이 있는 가정,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0~11세'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월 10만원 지급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선별적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만 0~11세 아동이 있는 소득하위기준 80% 가정에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도 초중고생 중 소득 하위 50% 이하에 1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공약들도 제시됐다.

문 후보는 육아휴직급여를 현 40% 수준에서 3개월 동안 최대 200만원까지 80%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내걸었다. 안 후보는 육아휴직 초기 3개월간 임금을 100% 보장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유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를 60%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를 150만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공약에 담았다. 홍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의 한도를 2배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후보들은 현재 24%에 불과한 국공립보육시설 이용률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학비도 합리적이고 안심하고 자녀를 보내는 국공립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문 후보(40%), 안 후보(40%), 유 후보(70%), 심 후보(40%) 등으로 목표 이용률을 제시했으며 홍 후보는 구체적인 목표 수준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선 후보자들은 노인 복지를 강화하는 공약도 내놨다. 후보자들 모두는 기초연금 인상을 주장했지만 인상 폭과 방식은 달랐다.

문 후보는 현재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월 약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내년부터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의 공약은 소득하위 50% 이하 노인에 한해 30만원으로 인상해 차등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유 후보도 소득하위 50%에 대해 기초연금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심 후보의 경우 기초연금 대상을 소득하위 70%에서 모든 노인으로 확대하고 금액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홍 후보 역시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 재원조달 방안 불투명…"실현 가능성 낮아" 
사진=연합뉴스

후보자들은 복지 공약과 관련해 국공립보육시설 이용률 목표 수치, 기초연금 인상액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공약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 실행 계획 등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요 대선 후보들로부터 받아 공개한 정책답변서에 따르면 문 후보는 저출산, 고령화 극복, 주거 복지 등 복지 정책에 18조7000억원이 사용될 것으로 추정했다. 

안 후보는  저출산·고령화 극복, 주거복지, 사회안전망 강화 등 복지에 사용되는 재원이 12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 후보도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공약에 5년간 50조3296억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출산 육아 공약과 노인 공약에 각각 11조원, 14억원을 쓸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홍 후보는 정책답변서에 10대 공약을 첨부했지만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법과 액수, 실행계획 등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 중 심 후보만 유일하게 사회복지세 도입, 법인세율 인상, 소득세율 누진 강화 등 증세로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을 뿐 다른 후보들은 뚜렷한 방안이 없어 '증세 없는 복지'를 외친 박근혜정부와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관계자는 "후보들 대부분은 여전히 선거공약을 사회적 약속이 아닌 선물보따리처럼 풀어놓고 있으며, 여론을 보다가 허겁지겁 정책공약을 뜯어 고치도 하고 철회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정책공약이 누더기가 되어 가고 있다"며 "특히 국가 한 해 예산의 5분의 1에 육박하는 정책공약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면서도 재원조달방안은 세출조정과 필요하면 증세를 고려해 보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도 "심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경우 지출개혁만 이야기할 뿐 이 외에 재원 확보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남은 기간 꼼꼼하게 대안을 마련할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소득자 절반이 세금 한 푼도 안 내는데
면세자 축소 '고통 분담'은 아무도 언급 안해

박근혜 정부 '증세 없는 복지' 비판하더니…대선후보들 '닮은꼴'

[ 이상열 기자 ]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복지를 늘리기 위해 나라 곳간을 헐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복지는 한 번 늘리면 좀체 줄이기 힘들다. 공약 한 건에 많게는 수조원이 필요하다. 재원은 세금에서 나온다. 하지만 대선후보 어느 누구도 세금을 어디서 얼마를 더 거두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고 있다.

세금 얘기를 함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표 떨어질 일이기 때문이다. 한 세제 전문가는 “수백만, 수천만명이 영향을 받는 소득세나 부가가치세 증세에는 침묵하고 투표권이 없거나 극소수에 불과한 법인과 고소득자 대상의 세금 인상 방안만 언급한다”며 “애초부터 재원 마련 방안의 현실성이 없거나, 비겁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대선후보들의 복지 공약은 ‘누가 더 돈을 많이 쓰느냐’의 경쟁이다. 아동수당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0~5세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 월 1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모든 초·중·고교생 가정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0~11세 아동 가정으로 대상을 넓혔다. 후보별로 3조~7조원이 들어갈 것이란 게 재정당국의 추산이다.

대선후보들은 65세 이상 노인(소득 하위 70%)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도 내년부터 월 25만~30만원으로 늘리고 대상자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럴 경우 내년에 4조~8조원, 2021년엔 7조~10조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하지만 재원에 대해선 침묵이다. 문 후보는 19일 KBS 주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복지정책에 필요한 재원 대책을 묻는 심 후보의 질문에 “정책본부에서 167조원 규모로 발표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정부 재정이 투명하지 못한 것을 고쳐야 하고 누진제가 제대로 적용되게 바꾸고 그다음에 증세”라며 증세 문제를 피해 갔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가 현실성 없다고 비판하던 후보들이 표 앞에서 비슷한 프레임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후보들의 복지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한국은 법인세수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2%(2015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9%)보다 높은 국가다. 반면 GDP 대비 소득세수는 4.4%로 OECD 평균(8.6%)의 절반에 불과하고 부가세수도 7.1%로 OECD 평균(11.2%)보다 크게 낮다.

많은 전문가가 증세를 해야 한다면 소득세나 부가세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에서 연말정산 파동 후 각종 공제 혜택이 급증한 탓에 근로소득자 중 면세자 비율은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넓은 세원과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 원칙에서 볼 때도 면세자를 줄이는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는 대선후보들도 잘 알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선거 전에는 “면세자 축소가 맞는 방향”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거 국면이 본격 시작되자 어느 누구도 면세자 축소 방안은 얘기하지 않는다. 소득세나 부가세 증세 방안도 대부분 함구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은 소득세율 인상 공약을 내놨지만 부자를 대상으로 한 최고세율 인상에 집중돼 있다.

법인세도 방향이 모호하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 후보가 명목세율 인상을 주장할 뿐 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비과세·감면 등을 정비해 실효세율 인상을 우선 추진하고 명목세율 인상은 추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선후보들이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소득세나 부가세 증세 계획은 외면하고 투표권이 없는 법인세 인상 공약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대선후보들이 보편적 복지제도를 도입하려면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증세와 재원 마련 방안도 선거 공약으로 명확하게 제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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