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정부가 향후 5년 간 국가재정의 기틀이 될 국가재정 운용계획 수립을 위한 본격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이 계획에는 저성장, 저출산, 높은 빈곤율, 양극화 문제와 같은 경제의 중장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 재정투자 내용이 담겼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이런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겠다는 의미인데요. 재정 구조도 혁신하겠다는 계획까지 나왔습니다. 국가의 재정, 결국 나라 살림입니다. 큰 틀의 방향과 장기적 계획,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하 김정식)>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정부가 국가재정 운용계획을 수립하겠다. 보통 내년 예산, 작년 예산과 같이 예산 단위로 알고 있었는데요. 재정운용계획이라고 하면 어떤 내용인가요?
◆ 김정식> 정부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향후 5년간 세입과 세출, 부문별로 어떤 지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 9월이면 5년 동안 청사진을 재정운용계획이라고 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 발표될 2018년도, 그리고 2022년까지의 5년간 계획을 정부가 방향을 설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5년 단위로 짜는 건 아니고 5년 규모의 재정계획이지만 방향이 바뀌었다는 의미로 봐야겠죠?
◆ 김정식> 그렇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정책 기조도 변화가 있으니 경제정책 기조에 맞게 새롭게 재정운용계획을 세울 계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정부의 예산안 규모는 큽니다. 이 돈이 어떻게, 어느 곳에 더 많이 쓰이는지가 변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텐데요. 저성장, 저출산, 빈곤. 이러한 문제들을 신경 쓰겠다, 재정 집행에서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거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정식> 지금 우리나라 경제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만, 큰 문제는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고 출산율도 낮아지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고요. 또 빈곤이 높아지면서 소득이나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건 구조적인 문제이기에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정부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여러 가지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안이 나온 건 아니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정부의 재정 지출이 역할을 많이 하게 되면 자체적인 민간이나 기업이라든지 여러 경제 분야의 순환 구조에는 방해가 된다는 갈등 논란도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선제적으로 짚어본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 김정식> 정부의 입장에서는 약간 큰 정부, 정부가 세금도 많이 거둬들이고 재정지출도 늘려서 정부의 경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정부의 재정 규모를 늘리는 큰 정부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역할을 잘 하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우려하는 쪽에서는 정부가 너무 커지고 민간 기업 부분이 조금 위축되면 정부의 비대화로 인해서 약간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지 않나, 이런 것을 우려하는데요. 이러한 것을 최소화시키면서 정부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해야겠죠.
◇ 김우성> 촘촘한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공공부문에서 우선 되겠지만 또 다른 양극화를 만들어내면 안 되겠다는 우려들이 나오는 상황이라 부연 질문을 드렸고요. 재정 혁신도 병행한다는 전략이 나옵니다. 국가재정에 대한 얘기, 큰 틀에서 비판한 적도 있었고 최근 이슈가 됐는데요. 재정 혁신,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 김정식> 이번 정부의 계획에는 강도 높은 재정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재정혁신이라고 한다면 정부가 그동안 지출하던 부분에서 불필요한 낭비되는 부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재정 집행하겠다는 얘기죠. 세수도 조금 더 거둬야 하는데, 그러한 부분에서 누락된 세수를 확충하겠다. 그래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김우성> 그동안 제대로 거두지 못했던 세입, 확실하게 거둬들이겠고 나가는 것 중에 불필요한 것들은 줄이겠다는 얘기인데요. 여러 가지 강조점을 둔 만큼 재정 지출이 상향될 것이다. 돈을 좀 더 많이 쓸 거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규모나 증가율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정식> 5년 동안, 원래 작년 재정 계획에 의하면 매년마다 연평균 5년 동안 재정지출을 5.8% 정도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말씀드린 대로 정부의 역할이 좀 더 커지게 되니까 이와 같은 재정지출도 늘어날 거로 보입니다. 그래서 5.8%보다는 연평균 증가율이 더 늘어날 거로 보고 있고요. 이러한 부분은 지금 고령화가 되고 있고 또 고령화 때문에 복지 지출이 더 늘어나게 되어 있단 말이죠.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되지 않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정부의 역할이 더 많아질 것이다. 정부가 내미는 손길이 더 많아질 거라는 얘기일 텐데요. 재정지출이 이렇게 확대된다면 공공부문에만 쏠리거나 선순환 효과를 못 내거나 운용에 대한 개선안이 나와야 할 텐데요. 통상 계획을 세우면 운용에 대한 대안도 촘촘하게 준비되나요?
◆ 김정식> 우선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도록 정부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요. 두 번째로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수도 따라서 늘리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세수 증대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학자들 사이에서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걱정되는 건 재정건전성입니다. 국가가 돈 쓰는 건 좋은데 재정난에 허덕이거나 건전성이 악화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논쟁이 항상 있었거든요. 이번에 확대하겠다고 했으니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정식> 정부의 계획은 재정건전성은 유지하면서 확대 재정정책을 쓰겠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렇게 하려면 세수도 그만큼 늘어나야 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은 대개 두 가지 지표로 봅니다. GDP에서 재정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라든지 GDP에서 국가부채가 차지하는 비중, 이런 것으로 보는데요. 현재로는 재정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1.7%, 조금 늘어나면 2021년까지 2%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요. 대개 3%를 기준선으로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3% 미만이니까 아직은 재정건전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국가부채도 GDP 40%를 유지할 거로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계획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는데 말씀드린 대로 고령화가 진전되고 있고, 저성장이 지속되고 또 연금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 수요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에서는 신경 써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사실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점에서 숨어있는 이야기이지만,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국가부채가 많지 않습니까. 단순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일본이나 미국은 그러한 면에서 국가부채가 높다고 볼 수 있죠?
◆ 김정식> 일본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굉장히 국가부채라든지 재정적자가 큰 부분입니다. 선진국도 상당히 큰데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재로는 별 문제가 없지만 말씀드린 대로 우리도 고령화나 저성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급격히 복지 수요가 늘어날 거로 봅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선진국과 같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준비해야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우성> 준비가 아마 많은 경제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선순환 구조일 겁니다. 정부가 풀어낸 돈만큼 생산효과, 다시 돈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러한 선순환 효과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김정식>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성장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출은 늘어나게 되어 있으니까. 세수가 늘어나야 하는데 세수는 물론 세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지만 성장률이 높아지면 세수가 높아지게 되어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어떤 성장 전략을 택하느냐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주도 성장, 두 가지 성장 전략으로써 성장률을 높이겠다고 계획을 세우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성장 전략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느냐가 우리나라의 재정건전도를 악화시키느냐, 아니면 개선시키느냐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비유가 아니라 정부 앞에 놓인 숙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분배의 문제와 성장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러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정식>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