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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 장관 27명 중 의사 출신 2명뿐 … “사실상 복지부”
✍️ 사)선진복지사회연구 📅 2015.06.29 10:15 👁 118

메르스 징비록 <상> 정부 보건 기능 키우자
예산·인력 모두 홀대받는 보건분야

 
감염병의 1차 관문은 인천공항 검역소다. 검역소-질병관리본부-보건복지부 순으로 연결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참사가 발생한 이유는 이 라인이 모두 뚫렸기 때문이다. 메르스 실패는 복지부의 실패로 요약할 수 있다. 최재욱(예방의학교실) 고려대 교수는 “ 보건·복지·연금·가족 등이 하나로 묶인 복지부 기능을 재조정하지 않으면 제2의 메르스 가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전통적으로 보건이 강했다. 여름철 전염병 예방 기능 때문이다. 2000년 의약분업 파동을 겪으면서 보건 라인이 무너졌다. 2005년 이후 복지 확대가 시작되면서 보건은 더 위축됐다. 그런데도 보건 쪽 선호도가 더 높다. 보건 쪽의 업무가 대부분 규제이기 때문에 ‘힘’이 있어서다. 복지부가 관리하는 86개 법률 중 규제법은 대부분 보건 쪽에 있다. 인사 때마다 27개 보건 쪽 과장 자리(전체 78개)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2011년 보건·복지 양쪽을 일괄적으로 교환한 적도 있다. 전문성이 쌓일 리가 없다.

 
주요 요직은 행정고시 출신 몫이다. 보건 쪽 27개 과장 중 네 자리만 의사가 맡고 있다. 국장급도 마찬가지다. 보건의료정책관(옛 의정국장)도 97년 이후 의사가 앉은 적이 없다. 이 자리는 복지부 국장 중 ‘넘버 1’ 자리다. 감염병을 관리하는 질병정책과장도 2012년 이후 의사가 가지 못하고 행정고시 출신이 차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 관련 과에 의사가 최소한 1~2명은 있어야 하는데 행정자치부가 인력을 통제하기 때문에 뽑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비정규직으로 의사 4명을 쓰고 있다.

 복지부 장관의 비전문성도 문제다. 지난 25년간 복지부 장관 27명 가운데 의료인 출신은 박양실(의사)·주양자(의사)·김모임(간호사)·김화중(간호사) 넷뿐이다. 2011년 이후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감염병을 언급한 적이 없다. 연세대 박은철(예방의학과) 의대 교수는 “현재 복지부엔 복지밖에 없다. 질본 본부장이 메르스가 터졌을 때 장·차관에게 보고하느라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의 실패는 질본 본부장 인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1년 국내 감염병의 최고 전문가인 한 대학교수가 본부장 문턱까지 갔으나 ‘고위공무원단 직무능력 시험’에서 탈락했다. 이런 절차는 공무원에겐 유리하나 민간 전문가에겐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런 탓에 2013년 9월 공모 때는 외부 전문가가 한 명도 응모하지 않았다. 전병율(전 질본 본부장)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잘나가는 교수가 1급인 본부장에 오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3년 만에 갈아 치우는 것도 문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장은 평균 임기가 4.3년에 달하는데 한국은 2.2년에 불과하다.

 질본 국장 인사는 더 문제다. 질본 질병예방센터장(현 정은경 국장)은 복지부 내 비(非)고시 출신자 배려를 위한 자리다. 2004년 질본(그 이전은 국립보건원) 출범 이후 이 자리에 앉은 11명 중 의사는 2010년 이후 보임된 이덕형·정은경 국장 둘뿐이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대위)에서 사무관으로 특채된 유신사무관 출신이 3명이다. 8명은 센터장을 마친 뒤 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 등 산하 기관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산하 기관 이사로 내정해놓고 잠시 거쳐 간 경우도 많다. ‘감염병 문지기’인 인천공항검역소도 해외 파견 전후 잠깐 대기가 필요한 국장을 앉혔다. 3개월짜리 국장도 있다. 유신사무관 출신 국장을 두 차례 앉혔고,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복지부로 합쳐지면서 넘어온 사람을 발령낸 적도 있다. 이렇다 보니 2012년 4월 중동에서 발생한 이후 중동 여행객에게 메르스 유의 사항을 거의 홍보하지 않았고 발열 검사도 하지 않았다.

  서울대 의대 김윤(의료관리학) 교수는 “복지부를 쪼개든 그렇지 않든 민간 전문가가 들어가서 전문가답게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 복지부가 지나치게 통제하다 보니 전문가들이 관료화된다”며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질본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박유미·정종훈·노진호·신진·장혁진·임지수·박병현·김민관·백민경·김나한 기자ssshin@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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