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가 22일 대사관에서 스웨덴 보건시스템을 칠판에 적어가며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분업과 집중’을 강조했다. [김경빈 기자]스웨덴 정부에는 보건복지부 분야에 세 명의 장관이 있다. 사회보장, 공공보건, 아동·노인·여성 복지로 나뉘어 있고 해당 부처에 한 명씩의 장관이 있다. 신종 전염병 유입 등의 보건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도 우리와 다르다.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이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공공보건원’이 위험 상황 발생 시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별도의 대책본부를 만들고 총리나 장관이 총책임자 자리에 앉지 않는다. 이처럼 철저한 ‘분업과 집중’이 이뤄지는 스웨덴식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라르스 다니엘손(62) 주한 스웨덴 대사를 지난 22일에 만났다.
-스웨덴 정부의 보건복지 는 어떻게 운영되나.
“보건과 복지가 철저히 분리돼 있다. 정부가 보건복지 분야에서 하는 일이 보통의 다른 나라보다 다소 많기 때문에 세분화할 수밖에 없다.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한 일이기도 하다. 보건복지 분야 소속 세 명의 장관들은 그 권한과 책임이 법으로 명확히 구분돼 있다. 보건복지와 관련해 지방정부에 부여된 권한도 크다. 스웨덴의 병원은 100% 공공병원이고, 지방정부가 지휘권을 갖고 있다.”
-보건 위기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하나.
“공공보건원의 원장이 모든 결정권을 쥐고 업무를 배분한다. 공공보건 장관의 역할은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그를 지원해주는 정도다. 장관이 노란 점퍼를 입고 현장에 가서 지시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위험 상황 발생 시에 공공보건원장이 각료회의에 참석해 상황과 대처 계획 등을 보고하지만 총리로부터 지시를 받지는 않는다. 이들 사이에는 ‘커뮤니케이션’만 있을 뿐 ‘통보’나 ‘명령’은 없다.”
- 위기상황에서 정부 수장인 총리의 역할은.
“총리는 ‘소통가’가 된다. 직접 사태에 개입하기보다는 공포를 느끼는 국민을 위로하고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이를 해결할 사람은 누구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이다. 우리의 전통은 위기 상황에서 책임자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것이다. 총리도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며 실무 책임자에 대한 믿음을 표현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일하는 것이다.”
-공공보건원장은 어떻게 선정하나.
“질병 통제에 특화된 의학 전문가여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조건이다. 철저히 전문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정치적 이유에 따라 인물이 지명되는 일은 결코 없다. 또한 이 자리는 매우 중요한 곳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정부가 야당과도 충분히 상의한다. 총리가 임명하는 자리지만 임기 6년은 정권이 바뀌어도 보장된다.”
-위기 대응 시스템의 핵심 원칙은 뭐라고 보나.
“신뢰와 정보 공유다. 스웨덴에는 시민과 정부 사이에 강한 신뢰감이 있다. 위기 상황에선 ‘정치적 논쟁은 잠시 제쳐두고 문제 해결을 위해 뭉치자’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반대 세력에게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정보 공개는 정부에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알린다는 원칙은 언제나 옳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확인된 참 명제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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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백민경·김나한 기자 ssshin@jo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