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해 피감기관 수장인 장관과 국회의원 간의 논리싸움이 팽팽하게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과거 재정경제부(現 기획재정부) 세제실장과 국세청장을 지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현 정부의 감세정책을 통해 조세부담률이 낮아져 재정적자가 초래됐다며 조세부담률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의 조세부담률이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재정위기가 발생한 국가들의 공통점이 낮은 조세부담률인데 이명박 정부의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19.3%로 참여정부 말, 2007년(21%)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며 "장관은 포르투갈과 그리스, 이탈리아 등 국가들의 재정위기 원인이 복지지출 증가 때문이라고 하는데 스웨덴이나 덴마크와 같이 복지가 잘 발달된 나라는 재정위기가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는 조세부담률 때문으로 스페인은 21.1%, 그리스 20.3%, 포르투갈은 23.7%이며 재정위기를 겪는 미국은 19.5% 일본은 17.3%에 불과하다"고 재정위기의 원인이 낮은 감세와 조세부담률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칭 조세분야를 전공을 했다는 박 장관은 당장 반박했다.
박 장관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다. 그런 논리라면 홍콩, 싱가포르 등 복지수준이 높지만 조세부담률이 10%대 수준인 나라가 가장 먼저 재정위기가 발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곧바로 이 의원은 "한두 개 나라만 갖고 판단하지 말고 추세적 흐름을 보라. 재정건전성 유지하면서 복지수요를 뒷받침하려면 조세부담률이 적절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세부담율 논쟁은 '부자감세' 논쟁으로 이어졌다.
이 의원은 "4년 동안 조세부담률이 1.7%포인트 떨어진 것은 지난해 경상 GDP기준으로 연간 20조원의 조세수입이 적게 들어왔다는 것"이라며 "재정적자 규모가 96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자감세'만 안 했어도 재정적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질책했다.
'부자감세' 발언에 감세정책을 고안한 장본인인 박 장관은 "EITC(근로장려세제)도 부자감세냐. 5년간 38조원밖에 감세하지 않았고, 감세의 3분의 2는 서민, 중산층에 돌아갔다"고 반박했고, 이 의원은 다시 "서민, 중산층은 기본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 세금 안 내는 사람들한테 세금 깎아주면 그게 깎아지냐"고 따졌다.
박 장관은 "소득기준 향상에 따라서 적정 조세부담률을 가져가야 하고, 이를 위해 비과세·감면을 줄이고 세입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다만 증세하자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 의원은 "증세하자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조세제도를 왜곡시켜 조세부담률을 19%대로 떨어뜨린 것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평행선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