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확충, 외국의 경우
저출산·고령화로 건강보험 재정이 흔들리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건강보험료를 낼 25~60세 인구가 줄기 시작해 2020년까지 6년간 44만명이 줄어든다. 반면 의료비 지출이 높은 65세 이상은 오히려 169만명이나 늘어난다.
이런 사정 때문에 고령화를 먼저 겪은 외국들은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는 방향으로 건보 정책을 짜고 있다. 대만은 직장인들에게 기본 급여에서 보험료를 매겼으나 주식배당·이자소득·월세수입·겸직수당·실적 수당에도 보험료를 물리기로 했다. 프랑스는 임금 소득 이외에 연금 등에도 건보료를 부과하고, 사회보장목적세를 신설해 건보재원으로 쓰고 있다.
건보 재정 지출 억제를 위해 유럽의 많은 나라가 사용하는 것은 총액예산제이다. 매년 일정액을 제시해 그 범위 안에서 지출을 하는 제도다. 대만은 1998년 치과에서 2000년 한방의료서비스, 2001년 의원급, 2002년 병원에 대해 총액예산제를 확대했다. 그 결과 1998년 11.4%였던 의료비 증가율이 2003년엔 3.3%로 감소했다. 약제비도 1998년 12.9%에서 4.3%로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총액예산제는 의료기관이 받는 돈이 일정하기 때문에 좋은 약을 쓰거나 의료기기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특정 질병에 한해 가격을 매겨 진료하게 하는 '포괄수가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약값 억제도 중요하다. 스웨덴은 2002년 복제약 의무 대체조제를 도입했다. 약국에서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대체할 의약품으로 인정받은 약이 있을 경우, 최저가의 제너릭 의약품으로 바꿔 조제하도록 의무화했다. 의사는 의학적 이유로 '대체조제 불가'를 처방전에 명시할 수 있지만, 환자는 그 약과 복제약값 간의 차액을 부담해야 하므로 거부하는 사례가 드물다. 독일도 이 같은 차액을 환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