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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증세 논의'.. 핵심은 법인세 인상
✍️ 사)선진복지사회연구 📅 2015.02.04 00:11 👁 98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의 폐기를 주장하면서 증세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바꾸려면 세금을 늘리거나 복지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세수결손이 사상 최대인 11조1000억원에 달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존 복지 혜택을 줄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증세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증세 논의가 이뤄진다면 야당에서 집중 제기하는 법인세 인상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기업의 조세 부담을 낮춰줘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겠다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법인세 감세 후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이 늘었다는 지표는 보이지 않는 반면 사내유보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와 고용을 유보한 채 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법인세 감세의 혜택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집중됐다. 3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인하에 따른 37조2000억원의 감세액 중 28조원가량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돌아갔다.



법인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는 소득세로 메웠다. 2009년까지도 법인세 수입이 소득세 수입보다 많았으나 2013년에는 소득세가 법인세보다 5조원 가까이 더 걷혔다. 2009년 19.6%였던 법인세 실효세율(총부담세액/과표소득)은 2013년 16.0%로 4년간 3.6%포인트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근로소득세의 실효세율은 10.6%에서 11.3%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연말정산 논란 과정에서 '부자감세로 펑크난 세수를 서민증세로 메운다'는 봉급생활자들의 불만이 터진 이유다.

새누리당에서도 증세 대상으로 법인세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법인세든 부가가치세든 백지에서 다 검토할 수 있다"고 했고,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지난주 한 토론회에서 "법인세를 전혀 건드리지 않겠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중부담-중복지로 가기 위해 법인세를 좀 더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원론적인 수준이지만 '법인세 인상' 자체를 금기시하던 여당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논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야당은 이명박 정부가 깎아준 3%포인트의 법인세율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인세율 25%가 적용되는 최고세율 구간(과표 500억원 이상)을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증세론자들은 법인세 외에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인상, 주식양도차익 과세, 임대소득 등에 대한 과세 강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정치권 입장에서는 소득세보다는 법인세 증세가 부담이 덜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인세를 손대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관건은 재계의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기업들은 법인세 인상이 반기업적이고 기업에 불이익을 준다고 주장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보도자료를 통해 "법인세 인상을 통한 세수확보는 세계적인 추세에도 맞지 않고 어려운 기업상황을 더 위축시켜 세수감소를 부채질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간 법인세를 포함해 증세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정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낮추는 상황에서 나홀로 인상했을 경우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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